소셜벤처 브랜드에서 공공성과 기업성 사이 균형 잡는 브랜딩 언어법
소셜벤처 브랜드는 기존 기업들과 다른 정체성을 가집니다. 단순히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목적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중적 정체성은 소셜벤처 브랜드를 더욱 매력적이게 만들지만, 동시에 브랜딩에서는 언어적 혼란과 정체성의 불분명함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도 동반합니다. 공공적 가치를 내세우면서도 수익 기반의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강조해야 하는 이 두 개의 목적은 때때로 서로 충돌하며 브랜드 언어의 균형을 어렵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시민과 함께’라는 문장을 사용하는 동시에 ‘ROI 개선’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순간 청중은 혼란을 느끼거나 브랜드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결국 소셜벤처 브랜드는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 '우리는 공공성을 어떻게 인식하고 동시에 기업적 사고를 어떻게 내재화했는가'를 설명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소셜벤처 브랜드가 공공성과 기업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고객과 사회에 신뢰를 전달하는 브랜딩 언어 설계 전략 4가지를 제시합니다.
소셜벤처 브랜드가 전달하는 공공적 메시지는 ‘시민 중심’보다 ‘참여 구조 중심’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많은 소셜벤처가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언어는 “우리는 시민과 함께합니다”, “모두를 위한 브랜드입니다” 같은 문장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은 지나치게 추상적이거나 대상이 확실히 정해져 있는게 아니라 선전적으로 들릴 수 있으며, 실제 고객이 브랜드의 활동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기 때문에 구체적 행동 유도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공성을 언어로 전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를 위한 브랜드인가’보다,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는가’를 드러내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이 브랜드는 피곤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누구든 참여자가 될 수 있습니다” 처럼 참여의 문을 여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구성해야 브랜드의 개방성과 실천성이 강조됩니다. 시민이라는 집합 명사는 개인에게 감정적 거리감을 만들 수 있으므로 '고객', '사용자', '당신'이라는 직접적인 2인칭 언어를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공공성을 말하는 언어는 도덕적 우월감을 드러내기보다 실천 가능성과 관계성을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고객이 그 언어를 ‘선언’이 아닌 ‘초대’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구조가 핵심입니다.
소셜벤처 브랜든의 기업성 언어는 수익 논리보다 ‘지속 가능한 구조’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소셜벤처가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수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매출 확대', '투자 유치',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 같은 전통적인 기업 언어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사회적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한 소셜벤처의 이미지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나 파트너는 '이 브랜드도 결국 일반 기업과 다를 바 없구나'라는 신뢰를 주는 인상보다는 기업의 수익을 중요시 하는 인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성과 지속 가능성 사이의 의미를 재정의하는 언어 전략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라는 표현을 '사회적 효과가 오래 유지되기 위한 수익 구조 설계'로 풀어 설명하거나 '투자 유치'를 '더 많은 사회적 기회를 만들기 위한 파트너십 확보'처럼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브랜드의 기업성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 목적이 사회적 가치 실현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즉, 기업 언어를 그대로 차용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내용 안에서 재해석한 표현으로 바꿔 고객과의 거리감을 줄이고 신뢰를 높일 수 있습니다.
소셜벤처 브랜드 언어의 균형은 ‘톤앤매너’보다 ‘문장 구조’에서 만들어진다
브랜딩 언어에서 흔히 말하는 톤앤매너는 말투, 어조, 감정적 색깔 등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소셜벤처처럼 복합적인 정체성을 가진 브랜드의 경우 단순히 말투를 부드럽게 조정하는 것만으로는 균형 잡힌 메시지를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균형은 문장을 구성하는 방식 즉, 문장 안에 어떤 주어와 구조가 포함되었는가에 따라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는 선언형 메시지보다 “우리는 고객과 함께, 재사용 가능한 포장 구조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가고 있습니다”와 같은 문장이 훨씬 더 공공성과 기업성이 균형을 이루는 구조입니다. 이 문장은 실천의 주체(브랜드와 고객), 구체적 행동(재사용 포장), 변화의 목표(플라스틱 저감)를 명확히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브랜드 언어의 균형은 ‘감성’이 아닌 ‘정보 구조’에서 시작되며 문장 하나하나에 브랜드의 입장과 가치 실현 구조를 함께 담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콘텐츠 제작이나 캠페인 메시지에서 톤앤매너 보다 균형잡혀 있는 문장 구조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브랜드의 언어는 자연스럽게 공공성과 기업성의 균형을 갖게 됩니다.
소셜벤처 브랜드 브랜딩 언어의 최종 목적은 ‘신뢰 설계’다
결국 소셜벤처 브랜드가 사용하는 모든 언어는 신뢰를 쌓기 위한 수단입니다. 고객, 파트너, 공공기관, 투자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은 브랜드의 언어를 통해 그 브랜드가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는지를 유추합니다. 이때 신뢰는 ‘말의 의도’가 아니라 ‘말의 구조와 반복’을 통해 형성됩니다. 브랜드 언어는 브랜드가 선택하는 태도이자 정체성의 설계 방식입니다. 공공성을 말할수록 고객 참여의 가능성을 함께 제시해야 하고 기업성을 드러낼수록 그 목적이 단순한 수익이 아닌 사회적 효과와 연결되어 있음을 밝혀야 합니다. 이러한 언어 설계가 반복되면 브랜드는 말을 할수록 신뢰를 잃는 것이 아니라 말을 통해 더 깊은 신뢰를 얻게 될 것입니다. 소셜벤처 브랜드에게 언어는 전략입니다. 그 전략이 기업의 수익적인 득보다 신뢰를 향할 때 브랜드는 단기 노출을 넘어 장기 관계를 만드는 브랜드로 성장하게 됩니다.